복지관 직업적응훈련생에서 보호작업장 베이커리 카페 파니스(Panis) 훈련생을 거쳐 올해는 ‘실습생’ 명찰을 가슴에 달았습니다.
‘김재진’이라는 이름과 더불어 그가 걸어온 길을 보여주는 직함이기도 하죠.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보호작업장에는 30명의 훈련장애인과 근로장애인이 있습니다.
단순조립부와 제과제빵부에서의 훈련 이후 취업으로 이어진 근로장애인은 어엿한 직장인입니다. 지금 소개하는 김재진 씨처럼 말이죠.
▤편집자 주. 이 글은 보호작업장 이준수 사회복지사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김재진 씨는 보호작업장 단순조립부의 포장 업무부터 제과제빵부의 반죽 분할, 성형, 그리고 오븐에서 갓 나온 빵을 포장하는 일까지 훈련과 실습 과정을 모두 마치고
지난해 8월, 훈련생이 아닌 근로자로서 첫발을 뗐습니다.
그리고 올해 8월에는 ‘실습생’ 명찰을 가슴에 달고 파니스 매장에 배치되었죠.
사실, 여기에는 작은 반전이 있습니다.
보호작업장의 근로장애인이 파니스 매장 업무에 배치된 건 김재진 씨가 처음입니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매장 일을 돕는 자원봉사자가 올 수 없게 됐을 때, 김재진 씨에게 매장 근무의 기회가 찾아왔죠.
그게 가능했던 첫 번째 이유는,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마음가짐으로 자원봉사자의 빈자리 대신 ‘근로장애인을 위한 매장 내 새로운 직무 개발’이라는
빠른 생각 전환과 실천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반죽이 손에 달라붙는 게 싫고 단순 작업이 지루했던 김재진 씨가 다른 부분에서는 특별한 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죠.
빵과 쿠키 이름을 잘 외워 계산대에서 정확하게 제품을 입력할 수 있었고, 청소와 정리정돈, 음료 제조와 계산 등 매장에서 바쁘게 일어나는 일들이
지루함 대신 에너지와 흥미를 주었죠.
계속 새로운 것을 배우기 좋아하는 김재진 씨가 요즘 주력하고 있는 건 커피와 음료 제조입니다.
아메리카노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바닐라라테, 아이스티까지 하나씩 섭렵해가는 중입니다. 그리고 김재진 씨 옆에는 동료 박혜민아 씨도 함께 있습니다.
이 새로운 직무는 더 많은 근로장애인에게 새로운 직업 경험을 주고, 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더 많은 직무 개발로 이어지게 될 작은 시작입니다.
2021년 1월, 실습생 명찰을 떼어내고 정식으로 발령받은 김재진 씨가 맞이해주는 베이커리 카페 파니스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안녕하세요? 김재진입니다. 커피 만드는 일이 즐겁고, 아이스 바닐라라테를 가장 맛있게 잘 만들어요.
손님이 오면 이렇게 말할 거예요.
‘어서 오세요. 커피 나왔습니다. 영수증 필요하세요? 감사합니다.’
계속 연습하고 있어서 많은 손님이 와도 잘 할 수 있어요.
어서 오세요!”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보호작업장 파니스 www.panis.or.kr
주문 전화 02-440-58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