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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12월호(통권330호) 인터뷰 칼럼에서 만난 가족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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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12-15 13:38 조회수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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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함께 하는 새로운 시작, 새로운 발견
-엄마 같은 아빠, 김정일 씨 인터뷰


우리 부부에게 어느날 찾아온 일
아기를 키우면서 가끔 힘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출퇴근하며 잠깐씩만 보게 되는 아빠로서는 그저 잘 크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11개월 무렵 돌잔치를 준비하면서 제대로 앉지 못하는 것이 이상해 병원을 찾았다. 발달지연을 확인했지만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어 그때부터 여러 가지 검사도 받고 치료도 시작했다.
‘발달이 늦나 보다’, ‘늦어도 되지 뭐’ 하는 생각이 조금씩 두려움으로 다가올 무렵 마지막으로 찾은 대학병원에서 희귀난치병을 확인했다. 여자아이로는 규빈이가 현재 국내 유일하다고 했다.

아이가 아프니까 그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딸과 함께 놀이기구를 타고 영화도 보는 모습을 꿈꿔온 평범한 아빠였지만, 지금은 상상했던 모습보다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이 단순해졌다. 상상과 달랐던 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희귀난치병 진단 전부터 비용이 많이 들었어요. ‘지금 이만큼 쓰는데 크면 얼마나 더 쓰게 될까?’하는 생각에 무조건 많이 벌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들 정도였어요.”
하지만 경제적인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양육 그 자체 였다.
“둘째 딸이 태어난 후에는 도우미 아주머니를 고용하고, 장모님도 많이 도와주셨지만 아픈 규빈이까지 돌보기에 역부족이었어요. 점점 힘들어지니까 도우미 아주머니가 자주 바뀌었죠.”
맞벌이하는 동안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을 찾기 위해 구인광고에 집중할 때는 몰랐다. 그러다 “마치 길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우리 아이 좀 봐달라고 하는 것 같아”라는 아내의 눈물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했다.
“우리 아이들, 우리가 키워야겠다는 다짐이 들었어요. 자연스럽게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이 왔죠. 아내와 나, 누가 돌볼 것인가를요. 현실적인 문제 앞에 직장 경력과 연봉 등을 냉정하게 따져보았죠. 그렇게 해서 제가 휴직을 결정했어요.”

규빈이와 함께 크는 우리 가족
“치료 세계는 엄마들의 세계 같아요. 아빠로서는 함께 이야기하며 정보를 얻기가 어려웠어요.”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여느 엄마들처럼 여기저기 알아보고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세심하게 챙겨주는 엄마의 역할, 재미있게 놀아주는 아빠의 역할을 익숙하게 하기 시작했다.
“아침에 준비시켜 복지관에 데려가고, 치료가 없는 날은 어린이집에 보냈다가 오후 2시쯤 데리고 오고요, 다시 치료받으러 갔다가 6시에 집에 와서 저녁 먹고 씻기면 밤이 돼요. 그러면 잠이 들 때까지 책도 보고 놀아주기도 해요.”
규빈이가 어린이집에 있는 시간, 치료받는 시간처럼 중간중간 생기는 자유시간이 결코 온전한 휴식이 되거나 나를 위한 시간으로 만들어 갈 수 없음을 체감하며 자연스럽게 아내를 더 생각하게 됐다.
“이런 상황들을 겪으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된 부분이 많아요. 규빈이를 통해 우리 부부가 어른으로 성숙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스스로 당당한 모습으로
겉으로 당당하고, 아무 문제 없는듯 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숨기려 하는 마음이 들었던 때도 있었다.
“어느 날 규빈이에게 보조기를 신겨 데리고 나가려는데 문득 보조기 신고 걷는 아이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이는 게 부끄러웠어요. 그냥 유모차에 태우자고 말했더니 아내가 ‘부끄러워?’ 라고 묻는데, 아니라고 했지만, 그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가 장애가 있다는 것을 정작 내 마음으로 끌어안지 못했던 걸 반성했어요.”
장애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 장애가 부끄럽고 숨기려는 마음을 계속 갖고 있다면 그 가족은 영원히 스스로 편견을 안고 사는 거라고 이제는 말해줄 수 있다.
“그저 당당해 보이는 게 다가 아니에요. 내 마음으로 장애가 부끄럽지 않은 것, 그래서 ‘체면’을 극복하고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요구할 수 있는 게 스스로 당당한 모습이에요.” 

이런 아빠가 되고 싶다
“기억 속 우리 아버지는 항상 바빴지만, 졸업식과 운동회 만큼은 꼭 오셨어요. 나중에 아이를 키우고 회사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바쁜데 어떻게 운동회에 오실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뭉클했죠.”
그랬기에 딸들에게도 그런 아빠가 되어주고 싶다.
“딸들에게서 ‘우리 아빠는 참 따뜻한 아빠, 아빠가 참 좋아’ 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그리고 꼭, 우리 딸들 운동회 때 ‘부모님 달리기’에 나가 뛰어주고 싶어요.” 

*기사 원문은 '성지' 12월호(통권330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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