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사랑을 인터뷰 하다-너는 사랑,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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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06-30 15:53 조회수3,174본문
앙증맞은 모히칸 스타일의 헤어와 반달 눈웃음이 트레이드마크인 유찬이 곁에는 항상 두 사람이 있습니다.
연신 ‘너무 귀여워’를 외치며 아들바보임을 자청하는 엄마, 대부분의 아빠라면 출근했을 법한 시간에 아들과 함께 놀고 있는 아빠.
인터뷰 주인공은 바로 노연희 씨, 이대원 씨 부부입니다.
너는 사랑, 그 자체
받아들이지 못하면 우리 인생은?
“너무 큰일을 겪게 된 때에는 가장 단순하게 생각하면 돼요.” 라고 전하는 노연희 씨의 담담함은 결코 단순한 낙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처음 뱃속 아기에게 구순구개열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노연희 씨는 하염없이 울었다. 뱃속에서 같이 숨 쉰 시간들을 생각해보라며 먼저 손 내밀고 다독여준 남편에 힘입어 ‘아! 나와 함께 걸어갈 남편이 있고 가족들이 있는데 내가 두려울게 뭐있어.’라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아기를 기다릴 때도 인생의 ‘큰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태어난 아기는 곧바로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몇 가지 검사들을 받아야했다. 그리고 다운증후군이라는 또 한 번의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눈물도 나오지 않고, 머릿속이 백지가 된다는 걸 노연희 씨는 실감했다. 그 때도 남편은 “우리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자. 앞으로 일어날 일들 미리 걱정하지 말고 하루하루만 생각하자”며 노연희 씨를 다독였다.큰일 앞에 부부는 두 가지 생각밖에 할 수 없었다. ‘이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앞으로 우리 인생은?’ 단순한 그 물음에 부부는 받아들였다. 그리고 마음의 짐을 덜어내기 시작했다.
아, 내가 유찬이 엄마구나
하루하루만 생각하며 살자는 남편의 말은 노연희 씨에게 저절로 찾아왔다.
“내가 엄마라는 사실도 실감하지 못했어요. 일주일의 절반은 거의 병원에 다니며 보냈고, 백일 때 구순 수술, 돌이 될 무렵 구개열 수술, 그리고 그 외 수많은 검사들을 하러 다녔어요. 정말 하루하루만 생각하기도 바빴고, 아주 작은 여유조차 없었어요. 그 전쟁 같은 시간을 지나 첫 돌이 지나서야 ‘아, 내가 유찬이 엄마구나’라는 생각이 터져 나오는 거예요. 그때부터 유찬이가 가진 사랑스러운 모든 것들이 보였어요.”
부부의 폭풍사랑은 그렇게 시작됐다. 깨어있는 시간은 오로지 ‘어떻게 하면 유찬이가 더 많이 웃을까? 더 다양한 음식을 편식 없이 접할 수 있도록 할까?’와 같은 생각에 빠졌고, 집안의 모든 가구는 커가는 유찬이의 동선에 따라 수시로 위치를 바꿨다. 몸은 여전히 힘들었지만 엄마, 아빠를 실감한 부부의 휴식은 유찬이 그 자체였다.
우리가 당당해져야 아이도 당당해질 수 있어
아내가 힘들어 할 때 먼저 용기를 북돋아 주곤 했지만, 아내의 이 한 마디는 이대원 씨를 새롭게 깨닫게 했다.
“저는 거기까지 생각 못했어요. 평범한 말이지만 우리에게 꼭 필요한 거였어요. 여러 가지 편견과 시선에서 유찬이가 당당할 수 있도록 우리가 먼저 당당해져야 한다는 걸 알았어요. 그건 꼭 어떤 행동에서가 아니라 마음에서부터라는 것도요.”
이대원 씨가 오전시간 복지관의 조기특수교육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것은 20년 가까이 일해 온 직장에서의 배려 덕분이다. 오후에 좀 더 늦게까지 일을 해야 하지만, 유찬이가 활동하는 시간을 함께 하고 싶어하는 그에게 어떤 아빠가 되어 주고 싶은지 물었다.
“다른 아빠들처럼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뿐이에요. 지금은 그저 유찬이와 같이 놀아주고, 같이 있어주는 아빠예요.”
돌아보니 알게 된 것
어느 날 노연희 씨는 남편에게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이 아이가 신인지 사람인지 모르겠어. 여태까지 만난 사람 중에 단 한순간도 나를 질리게 하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야.”
아이의 장애가 절망만 주었다고 생각한 때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 돌아보니 유찬이로 인해 주체할 수 없는 웃음을 받았고, 타인에 대한 배려를 알았고, 모든 아이를 사랑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갖게 되었음을 고백했다.
“이제 어떤 어려움도 다 헤쳐갈 수 있어요. 다만, 유찬이가 청소년이 되고 성인이 되었을 때 스스로 좌절하지 않고 세상에 당당히 나설 수 있기를 소망해요.”
성지 6월호(vol.328) '사랑 인터뷰' 칼럼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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