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바른글쓰기 모임 교사 오정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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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03-09-01 00:00 조회수7,027본문
글짓기로 재활의지 북돋운다
길을 걷다 발길을 붙잡거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이 있다면 자신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말해보세요.(오정순씨)
동백꽃이요. 저는 장애인인데다 여자이고, 또 혼자 살기 때문에 동백꽃처럼 강해야 하거든요.(수강생)
지난 21일 오후 2시 서울 강동구 고덕동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40∼50대 중년 학생 5명이 진지한 눈빛으로 오정순(56·여)씨 강의에 열중하고 있었다. 오씨의 `늦깎이 제자들'은 얼핏 평범해 보이지만, 반평생 장애를 모르고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져 신체 한쪽 기능을 완전히 잃은 편마비 장애인들. 신체/정신적 충격으로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거나 언어장애까지 생겨 한동안 좌절의 늪에 빠진 이들에게 오씨는 삶의 의지를 북돋워주는 `정신적 지도자'인 셈이다.
오씨가 매주 목요일 `바른글쓰기' 모임 교사를 자처한 것은 지난 3월.
두번의 교통사고에서 기적처럼 찰과상 하나 입지 않은 오씨는 세상에 빚진 기분으로 지체장애인들을 찾아다니며 돕다가 본격적으로 글짓기를 통한 심리치료에 나섰다.
결혼 후 20여년 동안 전업주부로 살아오던 그녀 자신이 1993년 남편 격려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우울증에서 벗어난 경험을 살려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주기 위해서였다. 오씨는 장애인들에게 편지와 수필 쓰기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재활의지를 다져준다. 오씨 수업을 들은 장애인 중에는 이제 글을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마음껏 펼치는 이들이 많다.
노력의 결실이라도 맺듯 오씨의 도움을 받은 신상면(57·지체2급)씨가 최근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가 주관한 `전국 장애인근로자 문화제' 문학부문에 가작으로 입상했다.
신씨는 치료를 위해 시작했는데, 이렇게 큰 상까지 받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선생님의 지도와 격려가 없었다면 진작 포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10년 전 뇌졸중으로 신체 우측이 마비되고 언어장애까지 생겼던 신씨는 왼손 검지만을 이용한 `독수리 타법'으로 며칠 밤을 새워 수기를 완성완 것이라 이번 수상은 더욱 값지다. 93년 수필 `줄의 운명'으로 등단한 오씨는 내가 입상했을 때보다 더 감격스럽고 흥분된다며 나중에 이분들이 쓴 글을 모아 책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수미기자 leolo@segye.com (2003/09/0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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