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이 빚은 '천상의 빵'-파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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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00-04-11 00:00 조회수8,555본문
장애인들이 빚은‘천상의 빵’
서울 강동구 고덕1동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별관에는 「제과점」하나가 고즈넉이 자리잡고 있다. 발달장애인들이 직접 빵을 만들어 파는 국내 유일의 제과점이다. 식빵에서부터 쿠키, 케익에 이르기까지 30여 가지 제품을 생산, 여느 제과점에 뒤지지 않는 맛과 품질을 자랑한다. 지난달 13일 문을 연 「파니스 제과」(☎(02)441-4207). 91년 장애인 보호작업장으로 시작한 빵공장이 어엿한 제과점으로 자리잡기까지에는 자원봉사자들의 공이 무엇보다 컸다.
이곳에서 제빵기사로 일하고 있는 윤영현(32)씨 역시 자원봉사자 출신. 전문 베이커리에서 제빵기사로 일하던 그는 우연히 들여다 본 복지관 소식지에서 『기술자를 구하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봉사차 이곳을 들렀다가 장애인들의 직장동료로 변신했다. 윤씨 뿐아니라 여대생에서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자원봉사자 70여명은 요즘도 매일 순번을 정해 제과점 2층 빵공장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빵을 구우며 정을 나눈다. 때문에 라틴어로 빵이란 의미의 「파니스」는 단순한 빵이 아니라 천상의 음식으로 통한다.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빵공장의 산파역을 톡톡히 한 인물은 다니엘라 수녀(44). 그녀는 시내 한 유명 제과점으로부터 제빵 설비를 기증받아 시설을 갖춘 뒤, 맛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 강남일대 제과점을 돌며 「맛내기 비법」을 훔쳐오는데도 앞장섰다. 그녀는 요즘도 매일 아침 7시면 어김없이 빵공장에 들러 윤씨와 함께 직접 반죽을 만들고 원료를 배합하는 등 제빵기사 노릇을 톡톡히 해 이곳에선「대장」으로 불린다.
오랜 준비기간 끝에 94년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 파니스 제과는 현재 주문 생산 방식으로 서울, 경기 일원에 빵을 공급하고 있다. 아직은 판로개척이 힘들어 월급을 많이 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장애인들에게 가장 절실한 자활의 기회를 제공하는 「직업훈련원」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복지관 기획부 직원 윤성덕(31)씨는 『자폐 장애인의 경우 성격이 꼼꼼하고 섬세해 원료 계량 업무를 맡게 하는 등 각자의 장애 유형에 맞게 적절히 분업하기 때문에 환상적인 콤비 플레이가 이뤄지고 있다』고 자랑했다. (김홍수기자 : hongsu@chosun.com)
- 조선일보 4월 11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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