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성지>가 만난 가족 '뭐든지 함께하기에 우리는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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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3-24 11:46 조회수1,843본문
뭐든지 함께하기에 우리는 ‘가족’
특별히 인터뷰를 위해 준비한 건 없습니다. 우리 가족에게는 평범한 일상생활이었고, 그동안 일어났던 일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뿐입니다.” 강진혁 씨 서정원 씨 부부가 전하는 평범한 가족 이야기, 그 속에 담긴 특별한 메시지를 함께 들어봅니다.
인터뷰 정리/사진_박민선(성지 편집자)
기적을 보여줘!
3살 현정이의 12월은 혹독했다. 뇌사상태의 현정이를 지키며 부부는 호흡기를 떼야 할지도 모를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장애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업고 살더라도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랐다.
현정이는 깨어났고, 병원에서는 기적이라고 했다. 아이의 상태가 조금씩 좋아질 때마다 의사는 여기까지일 거라고 했다. 그 말을 수차례, 현정이는 점점 나아졌다. 당시 병원에는 현정이처럼 위중한 아이들이 있었다. 의사는 그 부모들에게 현정이의 이야기를 해주며 어떻게 아이가 좋아질 수 있었는지 부부에게 조언을 구하라고 했다.
현정이의 4살이 그렇게 기적처럼 시작됐다.
치료는 물론 좋다는 약에 침도 맞으러 다니며 현정이의 재활에 정신없이 보낸 시간들. 힘들어도 최선을 다하면 후회하지 않을 거라는 다부진 생각도 있었지만, 받아들이기 힘든 시간의 연속이기도 했다. 처음 1년여 시간 동안 사람도 피하고, 외출도 거의 하지 않았던 강진혁 씨에게 우연처럼 변화가 찾아왔다.
“내가 죄를 지어 아이한테 갔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일하던 한 거래처 사람이, ‘당신이 창피해하면, 다른 사람이 장애라고 손가락질할 때 무얼 해줄 수 있겠냐’는 말을 들었죠.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우리 가족이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죠.”
63빌딩 주변 드라이브, 장 보기 등등 현정이가 아프기 전에 함께 했던 추억의 장소를 다시 실컷 돌아다녔다. 일부러 사람 많은 곳을 다니면서 처음에는 불편한 시선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점점 가족과 세상의 만남은 즐겁고 자연스러워졌다.
둘째, 셋째 아이가 태어나고, 부부의 생각은 더욱 뚜렷해졌다.
우리 가정을 어떻게 더 행복하게 만들어 갈까?
“아내와 부딪힐 때도 많았고, 정말 가정이 깨질 것만 같은 위기도 겪었어요. 하지만 현정이가 그 모든 상황의 중심에서 우리 가족이 행복하게 나아갈 길에 대한 질문이 되었어요. 부부 사이도 좋아지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뭐가 중요한지도 알게 됐어요.”
시간날때마다 짐 싸는 가족?
부부가 5년 전 캠핑을 시작한 건 ‘가족을 한데 묶을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어른들에게는 힐링이라고 하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캠핑이 재미없을 아이들을 위해 달고나 만들기, 고구마 구워 먹기로 재미를 붙여줬다. 휴대전화가 잘 안되다 보니 할 일 없는 캠핑장의 저녁 시간은 가족이 모여앉아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됐다.
“첫 캠핑 때 기억이 참 재밌어요. 천둥과 비바람이 몰아쳐 꼭 귀신 나올 것만 같은 밤, 습하고 눅눅한 텐트 안에서 간식 먹고 라면 끓여 먹으며 나눴던 이야기들이요. 생각해보니 각자 자기 얘기였지만요(웃음).”
1년에 9번씩 캠핑을 다니다 보니 날짜를 정하기 위해 온 가족의 스케줄이 공유되고, 아이들은 친구만큼이나 부모와 마음을 터놓고 지낸다. 캠핑을 통해 새롭게 만나는 자연 풍경, 호의적인 사람들과의 인연 속에서 저절로 배워가는 것도 생겼다.
“캠핑을 가면 가족 단위가 많아요. 콘도나 펜션은 딱 내 가족만 함께하는 거지만 캠핑은 하나의 큰 공동체 같아요. 필요한 걸 서로 나누기도 하고 배려하고 함께 어울리게 돼요. 아이들도 놀면서 자연스럽게 서로를 이해하고, 맞춰서 함께 지내는 방법을 배워요.”
함께 하는 게 즐거운 가족 캠핑 말고도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걸 찾기 위해 강진혁 씨는 가족 중 가장 늦게 수영을 배웠다. 바닷가에서는 혼자 있었던 아빠였지만 이제는 함께 할 수 있고, 다 같이 수영장도 다닌다. 그 시간은 곧 아이들의 학교생활, 친구와 다툰 이야기를 듣거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됐다.
“둘째 딸은 초등학교를 언니와 함께 다니면서 힘들어했던 적도 있어요. 우리 부부는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고, 행복할 수 있게 공부나 재능보다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게 했어요. 둘째 딸도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배우면서 힘든 시간을 이겨내더니, 5학년이 됐을 땐 같은 반 장애 친구를 돌봐줄 수 있는 여유도 갖게 됐어요. 지금은 동생들 모두 현정이의 장애를 특별히 보는 게 아니라 그저 서로 함께하면서 필요할 때 도움을 준다고 생각해요. 이만큼 함께 따라와 준 아이들 모두에게 참 고마워요.”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다. 욕심을 버린다. 오늘이 행복하면 내일도 행복이 온다. 이것이 부부가 늘 마음에 새기는 것이다.
“우리 가족은 남들보다 독특하지도 않고, 남들보다 더 잘사는 것도 아니에요. 즐겁고 행복한 것, 그래서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을 뿐이에요.” / 소식지 성지 구독 신청 : 02-440-5716(성지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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